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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김현주의 일상 톡톡] 자사고·외고 폐지설..머리 싸맨 학부모들

김현주 입력 2017.06.17. 05:02

 

문재인 정부의 첫 교육수장으로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이 내정된 가운데,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외고) 폐지 문제가 정국의 화두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자사고·외고 폐지문제는 학교 서열화를 막고, 일반고를 활성화하기 위해 대선후보 시절 문재인 대통령이 내건 핵심 대선 교육공약 중 하나입니다.
자사고는 이명박 정부 시절 학교모델로 '하향 평준화'로 인한 폐단을 줄이고, 학생과 학부모의 다양한 교육수요에 부응한다는 취지로 2010년 도입됐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고교 다양화 정책' 차원에서 역점을 두고 추진한 결과 현재 외고는 31개교, 자사고는 46개교, 국제고는 7개교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수한 학생들이 자사고와 외고 등에 쏠리면서 상대적으로 일반고의 질이 떨어지는 등 학교 서열화를 부추기고, 입시 위주의 교육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다만 대학이 서열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자사고와 외고 폐지를 통해 고교 서열화를 막은들 무슨 효과가 있겠느냐는 반론도 나오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들 학교를 폐지하지 말고, 국제화 시대 인재를 육성한다는 본래 설립 취지에 맞게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교육 열기가 그 어느 나라보다 뜨거운 대한민국에서 대학 입시와 관련한 교육정책 손질은 매우 민감한 문제입니다. 자사고·외고 폐지 문제는 대학입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일선 교육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려면 새 정부 교육정책에 대한 세부적인 논의에 앞서 청사진부터 제시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교육 당국은 핵심 국정과제로 가져갈 공약 및 시행 우선순위를 밝히는 것과 동시에 민감한 이슈는 충분한 여론 수렴의 과정을 거쳐 결정하겠다는 원칙을 분명히 해 학부모들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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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외고와 자사고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밝히면서, 후속 움직임이 전국으로 확산할지 학부모와 학생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국 대부분의 시도교육청은 외고·자사고 폐지와 관련해 교육부의 지침이 내려오면 따르겠다는 유보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일반고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혀온 교육청은 찬성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전국적으로 외고는 31곳, 자사고는 46곳이다.

◆대부분의 시·도교육청 "교육부 지침 내려오면 따르겠다"…일단 유보적인 입장

경기도 내에는 외고 8곳과 자사고 2곳이 있다. 안산동산고는 2019년, 나머지는 2020년 재지정 평가를 받을 예정이다.

제주도교육청은 제주외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데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주외고의 일반고 전환은 2015년에도 거론되다가 동문과 학교 구성원 등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이번에는 새 정부의 정책인 만큼 제주외고의 일반고 전환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전북도교육청은 공식 입장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진보 성향의 김승환 교육감이 그동안 "외고, 자사고, 국제고를 현 대통령 임기 내에 폐지해야 한다"는 뜻을 밝혀왔다. 광주시교육청도 폐지 여부에 대한 방침을 검토한 적은 없지만, 장휘국 교육감은 평소 자사고를 없애야 한다는 소신을 피력해왔다. 강원도교육청도 외고와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데 찬성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도 재지정 시기가 돌아오는 외고·자사고를 어떻게 할 것인지 심의를 벌이고 있으며, 재지정 대신 일반고로 전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교육청은 조만간 최종 입장을 정리한 뒤, 이달 안으로 외고·자사고 폐지 방침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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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교육청은 경기교육청의 외고·자사고 폐지 방침에 찬성하면서도 당장 폐지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자사고의 설립 근거가 되는 초중등교육법시행령이 개정될 가능성이 있어 정부 방침을 기다려보겠다는 것이다. 삼성고는 2018년에, 북일고는 2019년에 재지정 평가가 예정되어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지난해 외고 3곳, 국제고 1곳을 대상으로 지정 평가를 실시해 5년 연장하기로 한만큼 당장 취소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가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하면 공청회와 설명회를 열어 교육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경북도교육청도 교육부 지침이 내려오면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인천교육청도 교육부로부터 구체적인 지침이 내려오면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전남도교육청은 광양제철고가 기업 출연 학교로서 나름대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교육부 방침에 따르기로 했다. 대구·경남·울산 교육청은 교육부 지침이 어떻게 정해질지 지켜보고 있다.

세종시교육청도 이를 없애거나 전환할 계획이 없는 만큼, 전국 교육청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대전시교육청은 외고나 자사고를 당장 폐지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입장이다. 자사고인 대성고는 이미 재지정을 받았고, 대신고는 재지정 평가에서 떨어지거나 학교 측에서 자사고 타이틀을 자진 반납하지 않는 이상 폐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고교 서열화 주범 vs 다양성 무시한 정책…여론이 관건

외고와 자사고는 5년 단위 학교 운영평가 결과에 따라 교육감이 재지정 여부를 결정하며, 기준 점수에 미달하면 지정이 취소된다.

전에는 교육감이 지정을 취소하려면 교육부 장관과 협의를 거치면 됐지만, 정부의 초중등교육법시행령 개정으로 이젠 동의를 받아야 한다.

초중등교육법시행령을 개정해 최종 승인권을 교육감이 위임받거나 외고와 자사고를 특목고에서 제외하는 내용으로 관련 법령을 개정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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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법령 개정을 포함해 문 정부의 새 교육부 장관이 내놓을 정책 방향이 외고와 자사고 폐지 여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교 서열화의 주범이라며 폐지 요구가 있지만, 다양성 교육을 무시한 일방적 정책이라고 비판하는 이들도 적지 않아 여론의 향배도 주목해야 한다는 게 교육계의 중론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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