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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고용부, 문 대통령 공약 'ILO 협약 비준' 뭉개나

입력 2017.06.05. 22:06 수정 2017.06.06. 09:56

 

노동권 보호 소극적 태도 논란
교원노조법·공무원노조법 등
'선개정' 내세워 즉각 비준 버텨
국정기획위 "차일피일 미뤄와
법 개정·비준 동시 추진해야"

[한겨레] 고용노동부가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양대지침(공정인사지침·취업규칙 해석 및 운영지침) 폐기는 물론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에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5일 국정기획자문위와 고용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고용부는 국정기획위에 국제노동기구 핵심협약인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의 보호에 관한 협약’(87호)과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에 대한 원칙의 적용에 관한 협약’(98호)을 즉각적으로 비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협약 비준은 국회 아닌 행정부의 권한으로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뒤 대통령이 재가하면 절차가 끝난다. 

이 협약들은 △사전허가와 차별 없이 스스로 선택한 노조를 설립하고 가입할 권리 △정부의 간섭 없이 노조의 규약·규칙을 작성하고 대표자를 선출할 권리 등을 규정하고 있다. 국제노동기구 회원국의 80%가 가입한 이 협약은 차별금지·아동노동 금지 협약과 더불어 국제사회에서 가장 기본적인 협약으로 꼽힌다. 한국 정부는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2006년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진출 때 이 협약을 비준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으나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특히 2010년에 체결한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에도 ‘협약을 비준하도록 노력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지만 6년이 지나도록 이행하지 않아 유럽연합으로부터 비준 압박을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공약집에서 “국제노동기구 핵심협약 비준으로 국가 위상에 걸맞는 노동기본권 보장을 이루겠다”며 핵심협약 비준과 그에 따른 관련법 개정을 약속한 바 있다. 

고용부가 핵심협약의 즉각 비준에 난색을 표한 것은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교원노조법)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공무원노조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노조법) 조항이 협약 내용과 상충되기 때문이다. 협약을 비준하면 해직자·구직자·실직자에게 노조가입 권리를 제한하는 법률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은 이 법률 조항 때문에 법외노조가 된 상황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협약 비준에 앞서 관련 법률을 먼저 개정할 필요가 있다”며 “협약이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데 정부가 협약 비준을 먼저 할 경우 국회와 행정부 사이의 갈등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정기획위 자문위원들은 대통령 공약인 만큼 조속히 비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동기본권 보장 등과 관련한 공약은 예산 등 현실적인 문제보다는 ‘국정철학’과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국정기획위 관계자는 “이전 정부도 협약 비준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으나 법 개정이 먼저라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뤄왔다”며 “고용부가 ‘법 개정 먼저, 비준 나중’이라는 소극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법 개정과 비준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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