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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임용시험 통과해야 정규직" vs "담임 맡는 등 동일 노동"

입력 2017.07.22. 03:01 수정 2017.07.22. 03:09

기간제 교사 뺀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지침 놓고 교단 갈등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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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상당수를 정규직으로 전환할 예정인 가운데 전국 초중고교 기간제 교사 4만6666명(지난해 4월 기준)은 제외됐다. 정부가 정규직 교사들의 반발을 의식해 기간제 교사 문제를 ‘폭탄 돌리기’ 하듯 미뤄둔 채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셈이다.

정규직 교사와 기간제 교사는 똑같이 교원자격증을 갖고 있지만 임용시험을 통과했느냐에 따라 신분이 달라진다. 양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기간제 교사의 일괄적인 정규직 전환에 반대하고 있다.

21일 김재철 교총 대변인은 “임용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기간제 교사를 정규직 교사로 전환한다면 기존 교사와 예비 교사에 대한 역차별이 생긴다”며 “능력에 따른 균등한 임용 기회를 보장하는 교육공무원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교조도 일부 조합원이 “(전교조가) 교원의 권리 보호에 소극적”이라고 비판하면서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 전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전교조 조합원은 모두 정규직이다.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 전환 문제가 논란이 되자 초등학교 정규직 교사들의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기간제 교사들도 임용시험을 봐 정규직 교사가 되면 된다” “수년간 시간을 투자해 공부한 정규직 교사들은 바보냐” 등의 글이 속속 올라왔다. 중등교사 A 씨(31·여)는 “사립학교는 학교장이 기간제 교사들을 알음알음 채용하기도 한다.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 전환은) 불공정한 게임 아니냐”고 반문했다.

반면 기간제 교사들은 ‘담임을 맡고 있는 등 동일 노동을 하고 있는데 신분이 다르다’고 반박한다. 

박혜성 전국기간제교사연합회장은 “정부가 교사 수급 조절에 실패해 전체 임용시험 응시자의 10%만 합격하고 있다”며 “임용시험에 떨어진 능력 없는 교사가 정규직이 되려 한다는 비판에 동의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더욱이 제2외국어 등 소수 교과목 교사의 경우 임용시험을 보고 싶어도 퇴직 교사가 없으면 선발 자체가 이뤄지지 않기도 한다. 또 사립학교는 임용시험을 통과하지 않은 교사라도 정규직 교사로 재량껏 채용할 수도 있다. 임용시험 통과만으로 교사의 신분을 제한하는 현행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기간제 교사들은 정규직 교사가 밀어내기 한 교과수업이나 행정업무를 도맡아 처리하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내기도 한다. 초등학교 기간제 교사 B 씨(26·여)는 “정규직 교사들이 과중한 업무를 떠넘기지만 고용 불안정성 때문에 부당한 대우를 감내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정규직 교사들이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 반발하면서 기간제 교사의 처우를 개선하려는 법안도 번번이 좌절됐다. 

지난해 12월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은 ‘사용자는 교사의 자격을 갖춘 직원을 교사로 채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조항이 담긴 교육공무직법을 신설하려 했으나 항의가 폭주해 철회했다. 지난달 국민의당 주승용 의원도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 채용에 우선권을 주지 않는다’는 기존 교육공무원법 조항을 삭제해 정규직 채용을 장려하려다가 문자폭탄에 시달려야 했다.

정규직 교사의 자격이 ‘임용시험 통과’냐 ‘동일 노동’이냐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면서 학교 내에서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둘러싼 갈등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다음 달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를 꾸려 어떤 직종을 정규직으로 전환할지 논의한다.

우경임 woohaha@donga.com·임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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