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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사인 변경 불가"→"외부 충격 탓".. 정권 바뀌자 뒤바뀐 진단서

입력 2017.06.16. 03:36

 

서울대병원 9개월 만에 변경 배경

[서울신문]고(故) 백남기 농민의 사인을 병사에서 외인사로 수정한 배경을 두고 서울대병원은 정권 교체나 최근 시작된 감사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올해 초 유족들이 진단서 수정을 요청해 와 관련 논의를 진행한 결과라는 것이다. 하지만 사망진단서 수정은 의료법상 불가하고, 병원 창립 이래 선례도 없다고 주장했던 것을 감안하면 병원 측의 설명에도 다분히 ‘정치적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직 내 젊은 의사들의 지속적인 요구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있다.

서창석 원장 대신 부원장이 사과  - 김연수 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고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를 ‘병사’에서 ‘외인사’로 변경한 이유에 대한 설명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서창석 병원장은 보이지 않았으며, 사과 또한 없었다.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이미지 크게 보기

서창석 원장 대신 부원장이 사과 - 김연수 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고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를 ‘병사’에서 ‘외인사’로 변경한 이유에 대한 설명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서창석 병원장은 보이지 않았으며, 사과 또한 없었다.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15일 김연수 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사망진단서 논란과 관련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찾으려고 6개월 전부터 논의한 사안”이라며 “해당 전공의가 병원 의료윤리위원회의 수정 권고를 받아들여 사망진단서를 수정하게 됐을 뿐 어떤 외부적 압력도 없었다”고 밝혔다. 또 서울대병원 측은 “의사 판단에 (병원이) 개입할 수 없으나 지난 1월 유족이 병원을 상대로 진단서 수정과 위자료 청구를 해 와서 병원이 직접 개입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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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결정이 인권 문제를 중시하는 정권 교체와 맥을 같이한다는 주장도 많다. 병원의 ‘병사’ 진단서는 경찰이 지난해 10월 말 2차례에 걸쳐 시신에 대한 부검 강제집행을 시도하는 근거가 됐다. 또 서울대병원과 서울의대의 특별조사위원회는 지난해 10월 초 ‘진단서가 일반적인 작성 지침과 달랐지만 담당 교수가 주치의로서 진정성을 가지고 작성했다’는 결론을 냈다.

당시 큰 사회적 논란이 불거졌을 때는 침묵하다가 지난 1월에야 움직인 점, 지난 14일부터 감사원의 기관운영 종합감사가 진행된다는 점 등에서도 수정 시점이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다. 병원 측은 전공의가 소속된 신경외과의 입장을 충분히 들어보기 위해서라고 해명했다.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은 “원로교수 등 각계각층의 의견을 반영하고 조율하는 데 시간이 꽤 걸릴 수밖에 없었다”며 “감사에 의한 조치로 이 같은 결정을 할 정도로 서울대병원이 무책임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한 젊은 의사는 “내부에서 진단서 문제로 계속 논란이 있었고, 젊은 의사들을 중심으로 수정 요구가 지속됐다”며 “병원이 마침내 변화를 결정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내 어린이병원 1층 소아임상 제2강의실에서 열린 간담회에 서창석 병원장은 자리하지 않았다. 2014년 9월부터 2016년 2월까지 박근혜 대통령의 주치의를 맡았던 서 원장은 지난해 10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 국정 감사에서 ‘병사’로 기록된 고인의 사망진단서 사망 분류를 고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사망진단서 변경 권한은 의료법 제17조에 의해 직접 진찰하거나 검안한 의사가 아니면 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병원 측은 서 병원장이 직접 공개 사과를 할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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