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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9년간 막혔던 남북교류..1주일만에 물꼬 텄네요"

입력 2017.06.05. 20:46 수정 2017.06.05. 22:2

 

[한겨레] [짬]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이창복 상임대표의장

이창복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 상임대표의장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6·15남측위원회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이미지 크게 보기

이창복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 상임대표의장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6·15남측위원회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가 5일 오후 “북측위가 오는 6·15 공동선언 17돌을 기념하는 민족공동행사를 평양에서 열자고 제안해 왔다”고 밝혔다. 민간 차원이긴 하지만, 북이 남쪽과 통신을 주고받은 것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달 28일 남측위는 6·15 공동행사 개최를 위해 통일부의 대북접촉 신청을 승인받았다. 2008년 이후 중단됐던 남·북·해외동포의 6·15 민족공동행사 개최 전망도 밝아진 셈이다.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이창복(사진) 상임대표의장을 만난 데 이어 5일 남측위 사무국을 통해 남북소통의 복원 전망을 들어봤다. 

오는 6·15 남북 공동행사 첫단추 
북쪽 5일 ‘평양서 열자’ 회신 
남·북·해외 협의체 ‘단군 이래 최대’ 
“정부 능동적 대응은 고마운 일”

“시일 촉박해도 사전협의해 가능” 
주내 100여명 방북단 구성해 협의

-새 정부 들어 남북 민간교류의 물꼬가 트이고 있는데.

“만시지탄이지만, 정부가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 지난 9년 남짓 남북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은 상황에서, 남북이 특히 6·15공동선언 기념행사로 민간교류의 첫 단추를 끼우는 건 역사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의미가 깊다.”

-공동행사를 치르기엔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한 것 아닌가?

“2008년까지는 남·북·해외동포까지 3자가 최소한 1년에 한번은 공동위원회를 열어 사업계획을 논의하는 게 관례였다. 사전에 협의된 내용이 있고 북쪽도 1주일 남짓 만에 답신을 보내왔으니 어렵지 않게 행사가 성사될 것으로 본다.”

-새 정부가 채 한달도 안 됐다. 너무 성급한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는데?

“정부 당국자들도 그렇게 말하더라.(웃음) 기본적으로 교류는 빨리 할수록 좋은 거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미묘한 시점이라 부담스럽다’고도 하던데, 대북정책을 개선하려는 마당에 민간이 앞장서 움직여주는 건 정부에 도움이 되면 됐지 절대 불리하지 않다. 적절한 우려는 아니라고 본다.”

-6·15 행사 계획은?

“이번 행사는 8·15 민족공동행사와 10·4 선언 10돌에 열기로 한 ‘한반도 평화와 통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전민족대회’의 사전행사 성격이다. 장소는 남측위에선 편의상 개성이 좋을 것 같은데, 북쪽에선 평양을 제안해왔다. 이번주 안에 100명 정도 규모로 방북단을 구성해 정부와 협의를 할 계획이다. 김대중평화센터와 노무현재단을 비롯해 7대 종단과 시민사회단체 대표 등 폭넓은 인사들로 채울 계획이다. 이미 일부 교섭된 분들도 있다. 정부가 안심하고 믿을 수 있는 분들로 방북단을 꾸리겠다.(웃음)”

-대북접촉을 승인하면서 정부는 “국제적 대북제재 틀을 훼손하지 않는 한”이란 조건을 걸었는데?

“북한을 대결의 상대로, 더 나아가 적으로만 생각하는 냉전적 사고에 머물러 있는 한 남북관계에 진전은 없다. 대결도 물론 있겠지만, 같은 민족이라는 점에서 바라보고 담대하게 접근할 때 훨씬 본질적인 문제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그간의 대결적 대북정책은 북핵을 저지하지 못했다. 미국도 ‘전략적 인내’ 정책이 실패했다고 인정하지 않았나? 새로운 방향에서 새로운 모색을 해야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먼저 길을 트는 게 민간 차원의 교류·협력이다. 특히 6·15는 남쪽도, 북쪽도 모두 인정하는 것 아닌가?

-남북 민간교류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부침을 거듭해왔는데?

“남북관계에 대한 원칙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 정부는 정부가 해야 할 일을 하고, 민간은 민간이 할 일을 하면 된다. 민간교류는 정부를 도와주려는 것이지, 정부와 대립·견제하려는 게 아니다. 8천만 민족의 운명을 다루는 통일정책은 정부의 전유물이 아니다. 정부도, 민간도, 국제기구도 책임있게 활동할 수 있는 길을 보장해야 얽히고설킨 한반도 문제를 풀 수 있다.”

-앞으로 계획은?

“이번 행사가 성공적으로 치러지면, 8·15 땐 북쪽 축구선수들이 남으로 오기로 약속돼 있다. 더불어 이산가족 상봉도 제안할 계획이다. 북이 응한다면 정부로서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렇게 이산가족이 만날 수 있다면 새 정부의 공이 되는 것 아닌가? (올 추석 때인) 10·4 선언 10돌에는 남북 당국과 정당, 사회단체를 비롯한 각계 대표들이 폭넓게 참여하는 전민족대회를 계획하고 있다. 이 모든 게 이번 행사 성사 여부에 달렸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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