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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표 '통준위' 3년만에 역사속으로..文정부 통일정책은

양은하 기자 입력 2017.06.03. 09:30 수정 2017.06.03. 11:32

 

100억 예산으로 통일헌장도 못 끝내..'유명무실' 
남북관계 회복에 '걸림돌' 우려..통일은 장기적 과제

2014년 3월 28일(현지시간) 독일을 국빈 방문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작센주 드레스덴공대를 방문해 연설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 2014.3.28/뉴스1

2014년 3월 28일(현지시간) 독일을 국빈 방문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작센주 드레스덴공대를 방문해 연설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 2014.3.28/뉴스1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한반도 평화통일을 준비한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전격 출범시킨 통일준비위원회(이하 통준위)가 3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햇볕정책을 계승한 새 정부가 이전 보수정권의 대북정책과 결별하고 새로운 기조의 대북정책으로 전환하는 모습이다.

3일 행정자치부와 청와대에 따르면 대통령 소속 통일준비위원회는 국민대통합위원회, 청년위원회, 문화융성위원회, 그리고 총리 소속 정부 3.0추진위원회와 함께 폐지된다. 이들 모두 박근혜 대통령때 만들어진 위원회다. 

통준위가 폐지된 가장 큰 이유는 지난 3년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이 꼽힌다. 통준위는 Δ통일청사진 마련 Δ통일준비 과제 발굴 연구 Δ한반도 평화통일 국민공감대 확산 등의 역할을 하는데 그간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실제 연내에 마련하기로 했던 중장기 통일 비전과 통일 헌장도 끝내 내놓지 못했다. 지난해 9월 박주선 국회부의장은 통준위가 출범 이후 2년2개월 동안 총 105억원의 예산을 배정받아 정기회의를 총 5회 열고, 대통령에게 단 1건의 의견서도 제출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능이 통일부와 민주평통과 중복되는 데다 실제 하는 업무 없이 형식적으로 만들어진 기구였다"며 "실용적으로 접근해서 유명무실한 조직이라 판단해 정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외통위 소속 민주당 의원도 "통준위는 그동안 아무 역할도 하지 않았고 그야말로 옥상옥"이라며 "장기적인 통일준비는 통일부에서 하고 통준위는 폐지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통준위가 폐지된 데에는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점진적인 통일을 지향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철학과 통준위의 출범 취지가 맞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통준위는 지난 2014년 박 전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제시한 '통일대박론'과 그해 3월 독일에서 밝힌 드레스덴 선언을 계기로 통일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위해 그해 7월 대통령 직속 기구로 출범했다.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70여명의 민간위원과 11명의 정부위원 등으로 구성됐다. 

통준위는 출범 초기부터 북한 붕괴를 전제로 한 흡수통일을 준비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반도 평화통일을 준비한다고는 하지만 꽉 막힌 남북 관계는 그대로 둔 채 북한과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통일을 준비한다는 지적이다. 북한도 당시 통준위를 '체제통일을 위한 조직'이라고 비난하며 해체를 주장했다. 

더욱이 새 정부 들어 민간단체의 대북 접촉 신청을 잇달아 승인하는 등 민간교류를 재개하고 있어 통준위의 존재는 남북관계의 걸림돌로 작용될 가능성이 있다. 북한 매체들도 최근 통준위를 '적폐청산의 첫째가는 대상'이라며 잇달아 비판 논평을 쏟아냈다. 

청와대 또 다른 관계자도 "대통령 직속 자문위원회는 대통령의 가치와 철학에 맞추어서 설치하는 것이다. 새 정부가 출범했으니 새 대통령의 가치와 철학에 맞춘 위원회를 만드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2017.6.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2017.6.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통준위가 폐지돼도 새 기구로 재편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보다는 유사 기능을 하는 통일부나 민주평통으로 일부 업무가 흡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남북관계가 대화국면으로 접어들면 통일 준비에 대한 고민을 하겠지만 현재로선 없다"며 "(통일 준비는) 나중 문제"라고 지적했다. 당장 남북관계가 한걸음도 나아가지 않은 상황에서 통일준비는 시기상조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통준위가 '국민통일위원회'로 명칭을 바꿔 운영될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나오기도 한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5개년 계획을 확정 지으면 그 내용에 따라 통일 관련 새로운 자문위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한편 행자부는 향후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위원회 일괄 폐지령을 대통령령으로 마련한 후 이달 중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정비할 계획이다. 

letit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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