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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단독] 임용 절벽에.. 정교사 자리값 '수천만원→억대'로 훌쩍

송민섭 입력 2017.10.17. 18:27 수정 2017.10.17. 21:40

사립학교 불법 채용 백태/교장 손자·이사장 아들 뽑으려/문제 유출·점수 조작 '비일비재'/기간제교사 자리도 수천만원/은밀한 뒷돈 거래.. 적발 어려워/교원 징계 권한도 법인에 있어/교육청 중징계 요구 묵살 일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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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5년 12월10일 대구의 G중학교 교실. G학교법인 소속 2개 학교의 영어와 한문 등 5개 교과 정교사 10명을 채용하기 위한 수업 실연 심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학교 교무부장이 1차 합격자 34명을 심사장으로 들여보내면서 일부 응시자에 대해 눈짓을 보내자 심사위원들 태도가 갑자기 온화해졌다. 법인 측이 미리 정해놓은 합격자들이었다. 각각 이사장 딸과 아들이었던 당시 G여고 행정실장과 G중학교 교감은 영어교사의 경우 2억원 등 채용 대가로 합격자 1인당 1억3000만∼2억원의 뇌물을 받아 챙겼다. 

#2.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9월 H법인 측에 산하 J고 교장의 정직 처분을 요구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이 교장은 같은 학교 기간제 교사로 4년 동안 근무하던 자신의 조카를 정교사로 채용하려고 1차 필기시험 출제를 남동생이 교장으로 있는 학교 교사에게 맡겼을 뿐 아니라, 2차 수업 실연과 면접시험에는 채점위원으로 참석했다. 당시 경쟁률은 250대 1이었다. 1차 시험에서 10등 안에도 들지 못했던 조카는 올해부터 J고 정교사로 근무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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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2014∼2017(년) 교원 채용 관련 감사 지적 현황’을 살펴보면 일부 사학의 교원 채용비리가 도를 넘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해마다 관련 비리 적발 건수나 연루자가 늘고 있다.

필기시험 문제 등 채용 정보 유출은 기본이고, 자격 미달자의 수업 실연·면접 점수 조작도 비일비재하다. 정교사는 물론 기간제 교사 채용과정에서 금품이 오갔거나 오간 정황도 심심찮게 발견된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지난 5월 교직원 채용 대가로 2010∼2016년 11명에게서 4억3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A중 설립자 최모(63)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다른 범죄전력 때문에 이사장직을 잃게 된 최씨는 가족인 이사장에게 지시해 교사 채용이나 학교 공사 관련한 뒷돈을 챙겼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는 △정교사직 8000만∼1억4000만원 △기간제교사직 3500만∼4500만원 등의 ‘적정가’를 매겼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더하고 있다.

대구나 경기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비리사학들의 교직 ‘판매가’도 갈수록 올라가는 추세다. 한때 수천만원대였던 정교사 자리는 최근 취업난과 ‘임용절벽’을 겪으면서 최대 2억원까지 치솟았다. 상대적으로 가용 인력이 많은 국어와 영어, 수학 등 주요 교과는 1억원 안팎에서, 한문이나 예체능 교과 교사의 경우 1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간제 교사 자리 얻기도 하늘의 별 따기다. 사학 기간제 교사는 보통 4∼5년을 근무할 수 있는 데다 수년 뒤 정교사로 뽑는다는 약속을 받기 때문에 수천만원을 건네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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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이 교사직을 놓고 뒷돈을 요구한다는 소문은 무성하지만 비리 실태가 드러난 적은 많지 않다. 당사자들끼리만 은밀하게 거래하기 때문이다. 대구의 경우 법인 내 형제들의 주도권 다툼 과정에서 불거졌고, 경기 중학교 인사 비리도 최종적으로 채용되지 않은 응시자 부모의 제보로 수사가 시작됐다.

서울시교육청 감사관실 관계자는 “제보 등 여러 루트를 통해 소문은 듣고 있는데, 뇌물을 준 사람이나 받은 사람이 입을 다물면 흔적조차 발견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사립 초중고는 인건비의 90% 이상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지원받는다. 각 시도교육청이 비정기적으로 문제 사학을 감사하는 근거다. 하지만 사학 인사비리 연루자가 교육 당국의 징계 요구대로 처벌받는 경우는 흔치 않다. 교원 징계권한은 법인이 갖도록 규정한 사립학교법 때문이다. 교육청이 파면이나 해임, 정직 등 중징계를 요구해도 법인 측이 이를 거부하면 그만이다. 

교육 당국의 적발에도 비리 연루자들이 빠져나갈 ‘구멍’은 많다. G법인의 인사비리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검찰과 올해 초 경찰이 수사를 벌였으나 정작 2억원을 받은 전 G중 교감을 처벌하지 못했다. 내부 비리 제보를 목적으로 돈을 받았고, 차용증까지 썼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시교육청을 상대로 법인 임원 승인 취소 명령 무효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송민섭·김주영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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