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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개입' 오색케이블카 급제동..환경부 "사업 전반 검증"

박정환 기자 입력 2018.03.25. 06:10

이명박 정부 '불씨'..박근혜 정부 '전방위 개입'
환경정책제도개선委 "환경영향평가 부동의해야"

설악산국립공원 지키기 국민행동, 케이블카 반대 설악권주민대책위 소속 회원들이 지난해 10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문화재청의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추진강행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17.10.2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이미지 크게 보기

설악산국립공원 지키기 국민행동, 케이블카 반대 설악권주민대책위 소속 회원들이 지난해 10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문화재청의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추진강행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17.10.2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환경훼손' 논란이 일고 있는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박근혜 정부가 비밀팀까지 가동해 전방위적인 부정개입을 했다는 첫 조사 결과가 나왔다. 환경부는 이를 토대로 오색케이블카 사업 전반을 다시 검증한다는 입장이라 사업에 일단 제동이 걸렸다. 

25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23일 환경정책제도개선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오색케이블카 사업 전반에 대해 재조사를 하고, 위원회가 요구한 감사·환경영향평가 부동의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위원회가 독립성을 갖고 한 조사이기 때문에 결과에 대해 사실관계를 검토해서 후속조치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2008~2017년) 동안 환경부의 폐단을 조사하고 불합리한 관행과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김은경 장관 취임 후인 지난해 11월 총 20명의 전문가들로 구성·운영됐다.

위원회는 지난 23일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박근혜 정부의 전방위적인 개입과 비밀TF(태스크포스) 가동 등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감사 등 후속조치를 권고했다.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오색지구부터 대청봉 인근 해발 1480m 끝청 봉우리까지 3.5㎞를 잇는 사업으로 양양군이 1995년부터 추진해왔다. 하지만 지역개발과 환경 보존으로 찬반이 갈리면서 논란이 계속돼 왔다. 

허가 과정도 공방을 거듭했다. 양양군은 2012년, 2013년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에 설치 허가를 신청했지만 모두 부결됐으며, 2015년 8월 결국 조건부 승인을 받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가 2016년 12월 현상변경 심의를 부결시켰고 양양군은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 부결 처분이 부당하다는 판결을 받아내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남은 관문은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다. 양양군은 지난해 11월 원주지방환경청에 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을 제출했지만 보완 요구에 따라 관련 내용을 보완하는 중이다. 

양양군이 평가서를 다시 제출하더라도 환경부로서는 위원회의 권고를 감안,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중단하거나 '부동의' 처리할 가능성이 커졌다. 

김호철 환경정책제도개선 위원장(법무법인 한결 변호사)은 "부정하게 추진된 사업에 대해 환경부가 감사 등을 통해 재검증하고 사업 타당성에 대해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며 "이러한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부동의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색케이블카 사업 노선도(환경부 제공) © News1이미지 크게 보기

오색케이블카 사업 노선도(환경부 제공) © News1

◇이명박 정부 '불씨'…박근혜 정부 '전방위 개입'

위원회는 오색케이블카 사업의 논란이 박근혜 정부뿐만 아니라 이명박 정부에서부터 불씨가 붙은 것으로 보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10년 10월 자연공원법 시행령 개정으로 공원자연보존지구 내 삭도(케이블카) 거리제한이 2km에서 5km로 완화됐고 정류장 높이제한도 9m에서 15m로 조정됐다. 이 과정에서 설악산을 시범사업대상지로 유인·선정하는 등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열어줬다. 

하지만 2012년, 2013년 국립공원위원회 심사에선 사업승인이 부결됐다. 환경부 등 각 정부부처가 참여하는 위원회(23명) 심의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15명으로 구성된 민간 전문가 등이 환경훼손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사업이 지지부진하자 정부가 직접 나서기 시작했다. 전경련은 2014년 6월 케이블카 설치 진입장벽 및 규제정책으로 경제 활성화를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을 했다. 두달 후 열린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는 2015년 하반기 중 설악산 케이블카가 착공될 수 있도록 관련 절차를 조속히 완료한다는 내용의 회의자료가 올라왔으며, 박근혜 대통령이 "설악산케이블카를 조기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환경부는 별도의 삭도 비밀TF를 운영하고 위원회 심의자료인 민간전문위원회 종합검토보고서 작성에 관여한 것이 확인됐다. 보고서에는 최대 59마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 산양의 개체수가 1마리로 제시되는 등 사업지의 보존가치를 일부러 낮춘 정황도 드러났다. 그 결과 사업은 2015년 8월 국립공원위원회의 조건부 승인을 받는데 성공했다.

김호철 위원장은 "국립공원위원회 단장으로 있던 환경부 고위공무원이 비밀TF에 참여하고 민간전문위원회 보고서 작성에 관여한 것"이라며 "독립적인 민간전문위원의 의견에 개입을 한 것이고, 이를 위원회가 심의하면서 결국 '셀프자문'을 하게 된 셈"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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