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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CJ, 박근혜 정권 압박에 문성근 중도 하차시켰다

정대연 기자 입력 2017.10.16. 06:01

[경향신문] ㆍOCN 드라마 ‘처용’ 5회분 통편집 후 배우 교체
ㆍ검찰 수사·이재현 구속 등 그룹 위기 겪자 ‘입맛 맞추기’
ㆍ반대한 감독도 쫓아내…“제작비 부담” 해명 거짓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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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케이블 채널 OCN의 드라마 <처용> 제작 때 배우 문성근씨(사진)와 연출을 맡은 임찬익 감독이 갑작스레 하차한 것이 박근혜 정권의 압박에 굴복한 제작사 CJ 측의 결정이었음이 처음 확인됐다. CJ가 검찰 수사와 이재현 회장 구속 등 그룹 위기 속에 정권에 밉보이지 않기 위해 문씨 등을 퇴출시킨 것이다. 그동안 CJ 측은 감독과 배우 교체에 대해 “제작비 부담과 드라마 구성상 문제 때문”이라는 해명을 해왔다.

15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실 등에 따르면 임 감독은 이미 <처용> 1~5회분 촬영과 편집을 마친 2013년 11월쯤 CJ 측 담당 팀장으로부터 문씨 하차와 편집본에서 문씨 출연분 전부 삭제를 요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 감독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문씨 역할이 극중 매우 중요해 절대 안된다고 했더니 며칠 후 나에게 그만두라고 해 쫓겨나게 됐다”고 말했다.

CJ E&M에서 제작한 이 드라마는 당초 그해 11월 방영이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감독·배우 교체와 재촬영, 재편집 등의 이유로 이듬해 2월에야 첫 방영됐다. 1~5회 재편집본에서 문씨는 완전히 사라졌다. 임 감독은 총 10회분 중 7회분을 제작하기로 계약했지만, 4회 분량만 촬영한 뒤 해고당했다.

CJ 측도 임 감독과 문씨 퇴출에 정치적 고려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CJ E&M 관계자는 “오너(이재현 회장)가 구속된 상황에서 보수인사들과 보수언론들이 CJ를 ‘종북좌파 소굴’이라며 압박했다”면서 “사기업이 이런 상황에서 정권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어 회사 차원에서 이들의 퇴출을 결정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계열사인) 저희 콘텐츠로 인해 그룹 전체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문씨 등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며 그룹 차원에서 이뤄진 결정은 부인했다. 하지만 또 다른 CJ E&M 관계자는 “CJ그룹에서 직접 문씨 하차를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CJ는 케이블 방송인 tvN 오락프로그램 <SNL 코리아>의 ‘여의도 텔레토비’ 코너(2012년)에서 박근혜 당시 대선후보를 풍자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영화 <광해>(2012) 개봉, 노 전 대통령을 모델로 한 영화 <변호인>(2013) 투자 등으로 박근혜 정부에 미운털이 박혔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2013년 5월에는 검찰이 조세포탈·횡령·배임 등 혐의로 CJ 본사 등을 압수수색했고 이 회장은 같은 해 7월 구속되기에 이르렀다.

같은 달 조원동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은 손경식 CJ 회장을 만나 CJ E&M을 맡고 있던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VIP(대통령)의 뜻임을 강조했다. 임 감독과 문씨의 퇴출은 이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이뤄졌다. 박 전 대통령은 손 회장과의 독대 자리에서 “CJ의 영화·방송이 좌파 성향을 보인다”며 여러 차례 불만을 나타냈다. 

CJ는 이후 <명량>(2014), <국제시장>(2014), <인천상륙작전>(2016) 등 애국심을 강조하는 블록버스터 영화들을 잇따라 내놨다. 건강이 좋지 않아 구속집행정지 상태로 재판을 받던 이 회장은 2015년 12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월과 벌금 252억원을 선고받았지만 박근혜 정부는 2016년 광복절 특별사면을 내렸다.

문성근씨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CJ는 이후 투자 행위 등을 봤을때 회사 차원에서 블랙리스트를 실행한 게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문씨와 임 감독은 모두 박근혜 정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다.

전재수 의원은 “정치권력이 문화예술 영역에 개입하는 것은 헌법과 법률을 위배하는 행위”라며 “이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박근혜 정부 적폐를 청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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