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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빈 학교 급식실..조리원들 파업나선 이유는?

홍진아 입력 2017.06.30. 16:56 수정 2017.06.30.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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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경기도에 있는 한 초등학교 점심시간. 급식 준비로 한창 바빠야 할 급식실이 텅 비었습니다. 급식 조리원을 포함해 전국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이틀간 총파업에 들어갔기 때문인데요. 30일 오전 기준으로 제주와 경북, 울산을 제외한 14개 시·도 지역에서 1만 6천여 명이 파업에 참가했고, 파업으로 급식이 중단된 학교는 전국 국·공립 학교의 17%인 1천920여 곳입니다.

대부분 학교는 학생들에게 빵과 우유 등을 제공하거나 도시락을 싸오도록 해 학교 수업에 차질이 없도록 했는데요. 이마저도 준비하지 못한 학교 200여 곳은 단축수업을 하거나 현장 체험 활동, 체육 행사 등으로 수업을 대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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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간 일부 학교 급식이 중단되면서 학부모들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취재 중에 만난 한 학부모는 "나중에 우리 아이들도 파업할 수 있는데 괜찮다"며, 파업으로 인한 급식 중단을 이해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다른 학부모는 "다음 주가 시험인데 단축 수업하고 급식 없이 일찍 내보내니까 불편하다"며 "2~3일 전에 알려줘 특히 맞벌이 엄마들이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합니다. 인터넷 카페 등에서도 급식 조리원들의 파업을 지지한다는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피해를 준다며 불만을 나타내는 학부모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는데요. 우려했던 급식대란은 없었지만, 상당수의 학교 급식 조리원들이 이 같은 논란을 감수하고도 학교 급식실이 아닌 거리로 나온 이유는 뭘까요?

학교 급식 조리원들의 손가락은 휘어 변형돼 있다이미지 크게 보기

학교 급식 조리원들의 손가락은 휘어 변형돼 있다


고무장갑을 벗은 급식 조리원들의 손을 찍은 사진입니다. 손가락은 휘어져 변형됐고, 뜨거운 열과 습기에 화상을 입기 일쑵니다. 파업에 참가한 급식 조리원 장 모 씨는 "서울의 경우, 급식 조리원 1명당 학생 210명을 담당하고 있다"며, "학교 급식 개선 정책으로 반찬 수는 늘어나는데 인원이 적어 일이 너무 버겁고 힘들다"고 호소합니다.

또 "짧은 시간에 음식이 나가야 해 무리하게 일하다 보니 화상 등 다칠 위험도 커진다"고 말합니다. 장 씨는 "가장 바라는 건 처우 개선"이라며, "학생 150명 당 조리원 한 명꼴로 배치 기준을 바꿔 인원을 늘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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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학교비정규직 노조 용순옥 서울지부장은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학교에서 일하다 다치더라도 산재를 신청하면 대부분 받아주지 않는다"며, "급식 조리원들은 자비를 들여서 물리치료를 받고 있고, 학교 눈치도 봐야 해 정해져 있는 14일의 유급 병가를 편하게 쓰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말합니다.

임금에서도 차별이 있는데요. 근속 수당의 경우, 학교 정규직 근로자의 경우 1년에 평균 6만 원씩 받는 반면, 비정규직 근로자는 월 2만 원을 받습니다. 또 정규직 근로자에게는 13만 원의 급식비가, 비정규직은 8만 원이 지급됩니다. 이 밖에도 명절상여금 등 복리후생 수당과 처우 면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고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말합니다.

급식 조리원 등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파업 이유도 결국 처우개선입니다. 이들은 근속수당을 1년에 5만 원으로 인상하고, 급식비 수당, 명절상여금, 정기상여금 등 복리후생 수당을 정규직과 차별 없이 지급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데요. 무기계약직 등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도 함께 요구하고 있습니다. 일선 시·도 교육청은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하면서도, 예산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모든 요구사항을 들어줄 수는 없다는 입장이어서 해결은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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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이 마무리되면 학교 급식 조리원들은 다시 학교 급식실로 돌아가게 됩니다. 급식이 중단돼 빵과 우유 등으로 끼니를 때워야 했던 학생들도 이제 따뜻한 점심을 먹을 수 있게 되는데요. 일부 불편함은 있었지만, 그동안 학생들을 위해 일해 온 급식 조리원들에게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건네 보는 건 어떨까요.

홍진아기자 (gin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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