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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억명이 보는 넷플릭스, TV 이어 영화 위협

입력 2017.06.18. 14:01

미국서 가입자 케이블 넘어..극장주도 타격 입을 듯
올해 콘텐츠 6조8천억원 공격적 투자

14일 기자회견하는 영화 '옥자'의 봉준호 감독과 틸다 스윈턴  (AP=연합뉴스)이미지 크게 보기

14일 기자회견하는 영화 '옥자'의 봉준호 감독과 틸다 스윈턴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미국의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Netflix)가 세계의 영화 산업을 뒤흔들고 있다. 

이미 전통적인 방송사들은 월정액 온라인 서비스인 넷플릭스에 시청자를 빼앗겼다. 넷플릭스는 이제 영화관의 경쟁자로도 떠오르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인 봉준호 감독의 '옥자'가 한국에서 개봉을 거부당한 것은 영화관 업체들이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 서비스를 위협적으로 여긴다는 신호다. 

넷플릭스의 성장 가능성은 미국 주식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넷플릭스는 2015년부터 페이스북, 아마존, 구글(알파벳)과 함께 증시 상승세를 이끈 'FANG' 주식으로 불렸으며, 올해에도 주가가 23% 상승해 시가총액이 16일 종가 기준 657억 달러(약 75조원)로 불어났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 포스터. [넷플릭스 제공=연합뉴스]이미지 크게 보기

봉준호 감독의 '옥자' 포스터. [넷플릭스 제공=연합뉴스]

◇ 영화관 찾는 발길 줄어들까…"미국 극장주 이익 20% 타격" 예상도

넷플릭스는 올해 1분기 미국에서 케이블 TV를 넘어섰다. 라이트먼리서치가 추산한 1분기 기준 미국 주요 케이블 가입자는 4천861만명이지만, 미국 내 넷플릭스 이용자는 5천85만명이다. 이용자들이 비싼 요금의 케이블 방송을 끊는 이른바 '코드 커팅'(cord-cutting) 현상 속에 넷플릭스가 승리를 거둔 상징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넷플릭스는 미국에서 5년간 가입자를 2배 이상으로 늘렸지만, 케이블 시청자는 그사이 400만명 가까이 감소했다. 

2015년에는 넷플릭스가 미국에서 TV 시청시간 감소량의 절반을 가져갔다는 리서치회사 모펫네이선슨의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온라인 서비스 때문에 영화관 업체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모펫네이선슨의 애널리스트 로버트 피시먼은 미국에서 넷플릭스와 영화관 상영작 프리미엄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PVOD) 도입 때문에 극장주들이 연 매출 36억 달러와 이익의 20%까지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지난 12일(현지시간) 지적했다. 그는 이와 함께 미국 대형 영화관 체인 시네마크와 리갈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도'로 하향했다. 

3년 뒤 영국에서는 넷플릭스와 아마존의 동영상 스트리밍 매출이 영화관 입장 수입을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컨설팅업체 PwC는 넷플릭스와 아마존 같은 주문형 디지털 동영상 서비스 매출은 2020년까지 30% 늘어난 14억2천만 파운드(약 2조원)에 이르지만, 영화관 매출은 14억1천만 파운드에 그칠 것이라고 지난 14일 예상했다.

가디언은 이와 관련 스트리밍 서비스가 영화관의 가장 큰 경쟁자로 떠올랐다고 지적했다. 넷플릭스는 영국 엘리자베스 2세의 일생을 그린 오리지널 드라마 '더 크라운'으로 영국에서 많은 이용자를 모았으며, 아마존은 BBC 인기 쇼 '탑기어'의 전 출연진을 모아 '그랜드투어'를 시작했다. 

넷플릭스 때문에 영화관이 얼마나 타격을 입을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매월 일정한 돈만 내면 집에서 원하는 때에 인터넷으로 영화나 드라마를 마음껏 볼 수 있어 영화관을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 것이라는 사람들이 있다.

반면 극장에서 영화를 큰 화면과 서라운드 사운드로 보면서 비싼 돈이 들지 않는 오락거리를 즐기려는 사람들은 여전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의 극장 상영은 제한적으로만 이뤄졌다. 넷플릭스는 그러나 지난 4월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영화를 가장 먼저 봐야 할 사람은 제작비를 대는 우리 회원들"이라면서도 AMC나 리갈 같은 대형 극장 체인과 넷플릭스의 동시 상영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소비자들이 선택하도록 하자"고 말했다.

스트리밍 서비스와 영화관 상영을 같은 날 시작해야 한다는 넷플릭스의 이런 입장은 영화관 업체들과 충돌한다. CGV 등은 온라인 서비스와 극장 상영을 동시에 하는 것은 영화 산업의 생태계를 망가뜨린다며 '옥자' 상영을 거부했다. 

영화업계는 수익을 위해 개봉 후 일정 기간이 지나야 영화를 극장 밖에서 볼 수 있게 한다.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극장 상영 시작 후 90일이 지난 영화를 다른 포맷으로 볼 수 있는데 이 유예 기간을 단축하자는 요구가 있으며 극장주협회는 반대하고 있다. 유니버설과 워너브러더스, 20세기폭스 같은 메이저 스튜디오는 부가판권 시장을 인터넷으로 대신하고 싶어하는데 유예 기간을 2주 정도로 대폭 줄이고 프리미엄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를 도입해 수익을 늘리려 한다.

냅스터를 창업했던 숀 파커는 추가 비용을 내고 영화를 개봉 당일부터 온라인으로 보는 '스크리닝 룸'(시사실)이라는 서비스를 계획하기도 했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는 최근 리코드 포럼에서 개봉 후 일정 기간이 지나서야 DVD나 스트리밍 등 다른 경로로 즐길 수 있는 현 시스템이 "결국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연설하는 넷플릭스 CEO 리드 헤이스팅스[EPA=연합뉴스 자료사진]이미지 크게 보기

지난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연설하는 넷플릭스 CEO 리드 헤이스팅스[EPA=연합뉴스 자료사진]

◇ 브래드 피트·윌 스미스·애덤 샌들러도 넷플릭스로

1997년 설립된 넷플릭스는 애초 DVD 대여 사이트였다. 미국에서 회원이 6만명이었던 2002년 나스닥에 상장했고, 2007년 스트리밍 서비스를 도입했다. 2016년에는 중국과 북한, 시리아 등 몇 개 나라를 뺀 전 190개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넷플릭스는 지난 4월 전 세계 회원이 1억명을 돌파했다. 미국과 해외 지역의 이용자가 절반씩이다. 헤이스팅스 CEO는 "큰 성취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디지털TV리서치는 넷플릭스의 가입자가 2022년까지 1억2천800만명으로 늘어나고 매출은 150억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회원은 약 3배로 늘어난 1천만명으로 전망됐다. 

투자은행 파이퍼제프레이의 애널리스트 마이클 올슨의 전망은 더 장밋빛이다. 그는 넷플릭스 이용자가 2020년 1억5천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최근 추산하면서, 목표 주가를 166달러에서 190달러로 올렸다. 

넷플릭스는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를 시작으로 회원을 늘리기 위해 오리지널 콘텐츠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는 최근 CNBC 인터뷰에서 오리지널 콘텐츠에 올해 60억 달러(약 6조8천억원)를 쓰고 향후에도 투자를 "대폭"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건에 따르면 라이벌 아마존의 올해 동영상 지출도 45억 달러(5조1천억원)에 이를 전망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넷플릭스는 브래드 피트의 '워 머신'에 6천만 달러를 썼다. 윌 스미스가 주연한 '브라이트'에는 9천만 달러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로버트 드니로가 마피아로 나오는 마틴 스코시즈 감독 영화 '아이리시맨' 프로젝트에 1억달러 넘게 낸 것으로 전해졌다. 

넷플릭스에는 코미디 배우 애덤 샌들러 주연의 오리지널 영화가 3편 있다. 넷플릭스는 1분기 실적 발표 때 이용자들이 그동안 샌들러 영화를 5억시간 동안 시청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샌들러와 4편의 영화를 추가로 계약했다. 

넷플릭스는 2013년 '하우스 오브 카드'로 인터넷 회사로는 처음으로 에미상 후보에 올라 3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옥자'가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상영됐을 때 "이 영화를 아이패드로 줄이는 것은 끔찍한 낭비"라고 가디언이 평하기도 했지만, 넷플릭스는 모바일에 맞는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헤이스팅스 CEO는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애초 영화는 와이드 스크린 비율로 만들어졌지만, TV에서 볼 때는 4:3 비율이었다고 설명하면서 모바일에 적합한 "화면 비율을 찾으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얼굴을 크게 하려면 어떻게 줌인할지 찾으려고 실험을 하고 있다"면서 "미래에 적응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세로 형태 동영상의 출현 가능성도 시사한 적이 있다. 그는 올해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모바일 TV는 콘텐츠를 보는 주된 방식이 될 것"이라면서 "모바일에 맞는 세로 동영상 같은 것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마 우리도 언젠가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이미지 크게 보기

[AP=연합뉴스 자료사진]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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